여러분은 아트 페어나 경매에서 소개된 예술 작품들을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를 가장 먼저 떠올리시나요? 예술을 둘러싼 고전적인 생각을 뒤흔들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작품의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의 작품, ‘코미디언(Comedian)’입니다. 간결해 보이는 이 설치미술은 바나나를 벽에 덕트 테이프로 붙인 것으로 구성되었지만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최근 뉴욕 소더비(Sotheby’s) 경매에서 이 작품은 624만 달러에 낙찰되며 또 한 번 화제를 모았습니다.
‘코미디언’은 2019년에 처음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 12만 달러에 판매되었던 이 작품은 그 자체로 예술의 의미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단순히 덕트 테이프로 고정한 바나나가 어떻게 이런 가치를 지닐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오브제를 넘어 문화적 현상, 인터넷 밈, 그리고 암호화폐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예술로 평가됩니다.
이 작품을 낙찰받은 사람은 중국의 암호화폐 플랫폼 창립자인 저스틴 선(Justin Sun)입니다. 그는 이 작품을 “미래에 더 많은 고찰과 토론을 불러일으킬 역사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비록 지금 소유한 바나나는 원본이 아닐지라도, 그는 이 설치 예술의 독특한 퍼포먼스를 기념하기 위해 조만간 직접 바나나를 먹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작품은 고정된 물리적 형태를 가지지 않습니다. 필요에 따라 바나나와 테이프가 교체될 수 있어 창의적 해석의 여지를 남깁니다. 실제로 ‘코미디언’은 각국의 다양한 전시 공간에서 설치되었으며, 지난해에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전시되었습니다. 당시 한 미술 전공 학생이 전시된 바나나를 먹어버리며 작품이 가진 유연한 의미와 경계를 넘어선 행위 예술의 일환으로 해석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미술 작품의 가치에 대해 대개 물리적인 요소보다는 그 안에 담긴 의미와 문화적 영향을 추구합니다. ‘코미디언’은 그런 예술적 가치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 내며 기존의 예술에 대한 인식을 도전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카텔란의 작품은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우리의 답변을 새롭게 조명합니다.
혹시 현대 미술을 새롭게 바라보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코미디언’이 전시된 박물관이나 경매장을 꼭 방문해 보세요. 이 작품은 예술의 가치와 의미를 재고하게 하는, 현대 미술의 독특한 사례로 길이 기억될 것입니다.